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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이 있는 부모님이 보청기를 거부할 때,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강현영 전문가

· 대전 대덕구 ·

25.12.19

부모님의 난청을 인지하고도 보청기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녀 입장에서는 대화가 잘 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지만, 부모님은 보청기 착용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작정 보청기를 권하면 오히려 반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설득의 핵심은 보청기 자체가 아니라 부모님의 마음과 상황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부모님이 보청기를 거부하는 가장 흔한 이유부모님 세대에서 보청기는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시거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착용을 꺼리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예전에 사용해본 보청기 경험이 좋지 않았던 분들은 소리가 시끄럽고 불편했다는 기억 때문에 다시 시도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시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비용 부담, 관리의 번거로움, 착용의 불편함 등 현실적인 이유가 함께 작용합니다.
처음부터 보청기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부모님을 설득하려고 할 때 가장 피해야 할 접근 방식은 처음부터 보청기를 해야 한다고 단정 짓는 것입니다. 보청기라는 단어 자체가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대화의 시작은 난청이 아니라 일상 속 불편함에 공감하는 방향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TV 소리를 자주 키우시거나 전화 통화가 힘들어 보일 때, 걱정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문제를 지적하기보다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설득의 첫 단계가 됩니다. 이미지
불편함을 객관적으로 느끼게 도와드리는 방법부모님 본인이 난청을 자각하지 못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일상에서 반복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언급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 간 대화가 자주 끊기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되는 상황을 차분히 이야기하며 생활 속 불편함을 함께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점은 비난이나 지적의 뉘앙스를 피하고, 함께 해결해보고 싶다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보청기를 치료가 아닌 도움으로 인식하게 하기많은 부모님들께서 보청기를 병을 치료하는 기계처럼 받아들이시며 부담을 느끼십니다. 이럴 때는 보청기가 청력을 되돌리는 치료가 아니라, 일상 대화를 조금 더 편안하게 도와주는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안경을 쓰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설명드리면 이해가 쉬워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또래 지인 중 보청기를 착용하고 생활이 편해진 사례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는 것도 거부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설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모님이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녀가 대신 결정하려 하거나 강요하는 방식은 오히려 반발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여러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천천히 생각해보실 시간을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 착용을 결정하지 않으셔도 괜찮다는 여유 있는 태도가 오히려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청기 피팅과 적응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보청기를 거부하시는 부모님 중 상당수는 소리가 시끄럽고 불편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때 보청기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청력과 생활 환경에 맞춰 조정하는 보청기 피팅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설명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소리를 낮게 설정하고, 점차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면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보청기 피팅은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이해하시면 거부감도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보호자의 동행이 심리적 부담을 줄여줍니다부모님 혼자서 상담이나 검사를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자녀가 함께 동행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모든 결정을 바로 내리지 않아도 괜찮고, 일단 청력 상태를 확인해보는 정도로 접근하면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상담 과정에서 부모님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환경이 조성되면 보청기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설득은 짧은 대화로 끝나지 않습니다부모님의 마음을 바꾸는 일은 한 번의 대화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여러 번의 대화를 통해 신뢰와 공감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 충분할 수 있고, 다음에는 검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급해하지 않고 부모님의 속도에 맞춰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난청 문제는 단순히 소리가 들리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 소통과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보청기를 설득하는 과정 역시 제품을 권하는 일이 아니라, 부모님의 생활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드리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감과 존중을 바탕으로 접근하신다면, 부모님도 언젠가는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이실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 강현영 전문가 - 보청기 전문센터 대표원장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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