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를 처음 착용하시는 분들께서 가장 많이 느끼는 고민 중 하나는 하루에 얼마나 착용해야 하는지입니다. 하루 종일 계속 껴야 하는지, 아니면 필요할 때만 써도 되는지 헷갈려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처음 보청기를 접하신 분들일수록 소리가 낯설고 피곤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착용시간에 대한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보청기 착용시간은 처음부터 길게 가져가는 것이 정답은 아니며, 단계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오래 착용하려고 하면 왜 힘들까요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소리가 커져서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소리의 양보다 소리의 종류가 많아졌다는 느낌 때문에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잘 인식하지 못했던 주변 소리들이 다시 들어오면서, 뇌가 이를 처리하느라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처음부터 하루 종일 착용을 시도하면 귀보다 뇌가 먼저 지치게 되고, 보청기가 불편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착용시간을 조절하며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보청기 착용의 핵심은 귀보다 뇌의 적응입니다보청기는 귀에 끼는 기기이지만, 실제로 적응해야 하는 곳은 뇌입니다. 뇌는 오랫동안 익숙해진 청취 환경에 맞춰 작동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달라진 소리 환경을 바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착용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소리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 착용을 하면 뇌가 새로운 소리 환경을 점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처음 착용 시 권장되는 보청기 착용시간보청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하루 1시간에서 2시간 정도의 짧은 착용으로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조용한 환경에서 착용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TV를 보거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이 적응에 도움이 됩니다.
처음부터 시끄러운 장소나 외부 활동에서 사용하면 소리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는 편안한 환경 위주로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는 착용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것입니다
처음 며칠간 1~2시간 착용에 익숙해졌다면, 그다음 단계로는 하루 3~4시간 정도로 착용시간을 늘려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집 안뿐 아니라 짧은 외출이나 간단한 대화 상황에서도 보청기를 사용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점은 착용시간을 늘리되, 무리하지 않는 것입니다. 피곤함이나 두통, 불편함이 느껴지면 잠시 쉬어도 괜찮습니다. 보청기 적응은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하루 종일 착용은 언제부터 가능할까요보청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하루 6시간 이상 착용도 점차 가능해집니다. 이 시점이 되면 보청기를 낀 상태가 크게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고, 오히려 안 낀 상태에서 불편함을 더 느끼는 경우도 생깁니다.
다만 하루 종일 착용하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생활에서 필요한 시간 동안 편안하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외출이 없는 날에는 착용시간이 줄어들 수 있고, 대화나 활동이 많은 날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보청기 착용시간을 늘릴 때 주의할 점착용시간을 늘리는 과정에서 가장 주의하셔야 할 점은 무조건 참으면서 착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불편함을 억지로 견디다 보면 보청기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리가 너무 크거나 날카롭게 느껴진다면 착용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설정 조정이 필요한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피로가 누적될 때는 잠시 보청기를 빼고 귀와 뇌를 쉬게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적응 과정에서는 이런 휴식도 자연스러운 일부입니다.
착용시간보다 더 중요한 요소보청기 착용시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착용의 규칙성입니다. 하루에 1시간만 착용하더라도 매일 사용하는 것이, 하루에 한 번 몰아서 사용하는 것보다 적응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착용하는 것이 뇌의 학습에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실제 대화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끼고 있는 것보다, 사람의 말을 듣고 반응하는 경험이 적응 속도를 높여줍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모두가 똑같이 어색함을 느낍니다. 소리가 이상하게 들리거나,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괜히 피곤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때 보청기가 나에게 안 맞는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착용시간과 환경을 조절하며 적응 중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청기 적응은 며칠 만에 끝나는 과정이 아니라, 몇 주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지는 변화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청기를 자주 빼면 적응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십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오히려 적절히 쉬어가며 착용하는 것이 더 좋은 적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전히 안 쓰는 날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조금 불편해도 하루에 잠깐이라도 착용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국 기준은 내 몸의 반응입니다보청기 착용시간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습니다. 누군가는 며칠 만에 하루 종일 착용이 가능해지고, 누군가는 몇 주가 걸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귀와 뇌가 보내는 신호를 기준으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보청기는 참으면서 쓰는 기기가 아니라, 생활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처음에는 짧게, 편안하게 시작하시고, 점차 생활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여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접근하신다면 보청기 착용시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적응 과정도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 박기천 전문가
- 보청기 전문센터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