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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는 언제부터 껴야(착용해야)할까?

황병순 전문가

· 서울 영등포구 ·

26.05.28

보청기를 알아보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은 참을 만해요”, “조금 더 안 들리면 그때 해도 되지 않을까요?”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보청기를 아주 심하게 안 들릴 때 사용하는 마지막 수단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청각학 관점에서 보면 이 생각은 오히려 보청기 적응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보청기는 완전히 안 들리게 된 뒤에 시작하는 기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말소리 이해가 조금씩 어려워지고, 대화 중 되묻는 일이 늘어나고, TV 볼륨이 커지는 시점부터 청력검사와 착용 상담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난청은 단순히 귀에서 소리가 작게 들리는 문제가 아니라 뇌가 소리를 해석하는 능력과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귀로 소리를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귀가 받아들인 소리를 청신경이 전달하고 뇌가 그 의미를 해석합니다. 즉 “듣는다”는 것은 귀만의 일이 아니라 뇌의 청각 처리 과정까지 포함됩니다. 이 때문에 난청을 오래 방치하면 처음에는 단순히 소리가 작게 느껴지던 문제가 시간이 지나며 “들리긴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지
난청은 귀 문제를 넘어 말소리 이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난청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소리의 크기 저하입니다. 작은 목소리가 잘 안 들리고, 멀리서 부르는 소리를 놓치거나, TV 볼륨을 이전보다 높이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많은 분들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문제는 단순한 볼륨 부족을 넘어섭니다. 상대방 말이 들리는 것 같은데 자음이 흐릿하게 느껴지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는 자리에서는 대화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워집니다. 특히 고음 영역의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ㅅ, ㅈ, ㅊ, ㅍ, ㅋ 같은 자음 구분이 어려워질 수 있어 말뜻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집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소리는 들리는데 말이 또렷하지 않다”고 표현합니다. 이것이 바로 보청기 착용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난청은 모든 소리가 똑같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파수의 말소리 정보가 먼저 약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큰 소리로 말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생깁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대화가 점점 답답해집니다.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고, TV 소리가 너무 커져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도 불편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나는 아직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청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변화를 느끼는 일이 흔합니다. 이미지
보청기 착용을 늦추면 왜 적응이 어려워질까보청기를 늦게 시작하면 단순히 불편을 오래 참는 문제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청각학에서는 청각 자극이 줄어든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뇌의 청각 처리 기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청각 박탈이라고 설명합니다. 청각 박탈이란 쉽게 말해 귀를 통해 들어오는 소리 자극이 줄어들면서 뇌가 소리를 처리하는 능력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잘 안 들리는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말소리 인지, 청각 처리, 소음 속 대화 능력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청기를 너무 늦게 시작하면 처음 착용했을 때 적응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생활 소리들이 갑자기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냉장고 소리, 종이 넘기는 소리, 발걸음 소리, 주변 잡음까지 한꺼번에 들리면서 “보청기를 끼니까 너무 시끄럽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보청기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뜻이 아닐 수 있습니다. 뇌가 오랫동안 줄어든 소리 자극에 익숙해져 있다가 다시 다양한 소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적응 반응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기에 보청기를 시작하면 비교적 적은 증폭으로도 말소리 자극을 유지할 수 있고, 뇌가 소리에 적응하는 부담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보청기는 “더 안 들리면 그때”가 아니라 “말소리 이해가 어려워지기 시작할 때”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난청이 심해질수록 보청기 출력은 더 필요해지고, 적응 과정은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청력검사부터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지
보청기를 언제부터 껴야 하는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일상생활의 변화입니다. 단순히 청력 수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대화에서 얼마나 불편을 느끼는지가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TV 볼륨이 예전보다 커졌다면 청력 변화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소리 좀 줄여달라”고 자주 말한다면 이미 본인보다 주변 사람이 먼저 난청 신호를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화를 자주 되묻는 것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특히 “뭐라고?”, “다시 말해줘”라는 말이 반복된다면 단순 집중력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는 괜찮지만 식당, 카페, 모임처럼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가 힘들다면 초기 난청에서 흔히 나타나는 불편일 수 있습니다. 전화 통화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방 목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특정 단어를 자주 놓친다면 청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족들이 먼저 난청을 이야기한다면 본인이 괜찮다고 느끼더라도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도 난청 단계에서도 말소리 이해 불편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음 손실형 난청은 “소리는 들리지만 말이 선명하지 않다”는 증상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청력검사를 통해 어느 주파수에서 청력이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보청기가 필요한 상태인지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미지
보청기는 마지막 선택이 아니라 청각 재활의 시작입니다보청기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완전히 안 들리게 된 사람이 사용하는 기기”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실제 보청기는 남아 있는 청각 기능을 더 잘 활용하고, 말소리 자극을 유지하며, 일상 대화 능력을 보조하는 청각 재활 도구에 가깝습니다. 보청기를 일찍 착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계를 빨리 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현재 청력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말소리 이해 능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청각 자극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관리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난청은 한 번 불편이 생기면 가족 대화, 사회활동, 직장생활, 정서적 자신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미지
많은 보청기 사용자들이 적응 후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진작 할 걸 그랬다”입니다. 처음에는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막상 대화가 편해지고 TV 볼륨이 줄고 가족과의 소통이 나아지면서 이전의 불편을 뒤늦게 체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난청에 무조건 보청기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검사입니다. 청력검사와 어음명료도 검사, 생활환경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한 뒤 보청기 착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청기는 못 듣게 된 뒤 마지막에 사용하는 기기가 아니라, 잘 들을 수 있는 기능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 고려하는 재활 도구입니다. 대화를 자주 놓치고, TV 소리가 커지고, 시끄러운 곳에서 말소리 구분이 어려워졌다면 “아직 괜찮다”고 미루기보다 먼저 청력검사부터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황병순 전문가 - 보청기전문센터그룹 센터장 전문교육과정 이수 - 보청기전문센터그룹 전문가 교육과정 이수 - 세계 6대 브랜드 보청기 전문가 과정 교육 이수 - 前 딜라이트 보청기 당산본점 원장 - 前 딜라이트 보청기 영등포점 원장 - 現 보청기전문센터그룹 직영점 원장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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