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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끼면 내 목소리가 울리는 이유

이성중 전문가

· 광주 북구 ·

26.06.18

처음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 “내 목소리가 동굴처럼 들린다”면, 제품 고장보다 피팅과 착용 방식부터 확인해야 합니다보청기를 처음 착용한 분들이 생각보다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남의 말은 들리는데, 제 목소리가 너무 이상해요.” “말할 때 귀 안에서 울리는 느낌이 나요.” “꼭 통 안에서 말하는 것 같고, 씹는 소리까지 크게 들려요.” “이게 원래 이런 건가요, 아니면 보청기가 저랑 안 맞는 건가요?” 이 불편은 실제 상담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대표적인 초기 적응 문제 중 하나입니다. 보청기를 처음 맞춘 분들은 대개 ‘말소리가 잘 들리는지’를 기대하고 방문합니다. 그런데 막상 착용해보면 가족 목소리보다 먼저 본인 목소리가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바로 이렇게 판단합니다. “이 보청기는 나랑 안 맞나 보다.” “비싼 걸 샀는데 왜 이렇게 불편하지?” “브랜드를 잘못 골랐나?” 하지만 보청기 착용 후 내 목소리가 울리는 현상은 반드시 제품 불량이나 브랜드 문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귀가 막히는 정도, 보청기 형태, 이어팁·돔·몰드 구조, 저주파 증폭, 피팅값, 적응 기간, 귀지 상태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난청 및 기타 의사소통장애 연구소는 보청기 연구 분야에서 소리 전달 개선, 소음 간섭 감소, 피드백, 그리고 폐쇄감 현상인 occlusion effect를 줄이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보청기 착용 시 귀가 막히며 생기는 불편은 실제 청각 분야에서 다뤄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출처] : NIDCD, Hearing Aids https://www.nidcd.nih.gov/health/hearing-aids 올드히어로는 이 문제를 “참고 견디면 되는 불편”으로 보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원인을 구분하고, 조정 가능한 부분을 확인해야 보청기를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1. 내 목소리가 울리는 대표 원인은 ‘폐쇄 효과’입니다보청기를 끼면 귀 안이 일부 막히게 됩니다. 이때 내가 말할 때 발생하는 낮은 주파수의 진동과 소리가 귀 밖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귀 안쪽에 머무르면서 본인 목소리가 크게 울리거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보통 폐쇄 효과, 영어로는 occlusion effect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귀를 손가락으로 살짝 막고 말을 해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목소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울리고, 머리 안쪽에서 소리가 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보청기 착용 후 “동굴 같다”, “통 안에서 말하는 것 같다”, “먹먹하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귓속형 보청기나 귀를 많이 막는 이어몰드, 막힌 돔을 사용하는 경우 이런 느낌이 더 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울림이 폐쇄 효과 때문은 아닙니다. 피팅값이 맞지 않거나, 저주파 소리가 과하게 증폭되거나, 보청기 착용 깊이가 맞지 않아도 비슷한 불편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처음 착용자는 ‘내 목소리의 낯섦’을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보청기를 처음 착용하면 외부 소리뿐 아니라 본인 목소리도 다르게 들립니다. 난청이 오래 진행된 분들은 그동안 본인 목소리의 일부 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그동안 덜 들리던 말소리의 세부 음이 다시 들어오면서 “내 목소리가 원래 이렇게 컸나?”, “내 말소리가 왜 이렇게 날카롭지?”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2020년에 발표된 한 연구는 보청기 사용자의 자기 목소리 불만족이 비교적 흔한 문제라고 설명하며, 난청 자체와 보청기 착용이 자기 목소리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출처] : Hengen et al., Perception of One’s Own Voice After Hearing-Aid Fitting, Trends in Hearing, 2020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887686/ 즉, 처음 느끼는 울림은 단순히 “이상한 소리”가 아니라, 귀와 뇌가 새로운 소리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적응이 필요한 불편과 조정이 필요한 불편은 구분해야 합니다. 며칠 지나면 줄어드는 어색함도 있지만, 계속 답답하고 말하기 싫을 정도라면 피팅과 착용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미지
3. 귀를 많이 막는 형태일수록 울림이 커질 수 있습니다보청기 형태에 따라 내 목소리 울림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귓속형 보청기는 귀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귀 안을 많이 막는 구조라면 본인 목소리 울림이나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귀걸이형 보청기 중에서도 오픈형 돔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귀 안이 비교적 덜 막혀 울림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출력이 많이 필요하거나 소리 누출을 줄여야 하는 경우에는 닫힌 돔이나 이어몰드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때 울림이 더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픈 피팅과 클로즈드 피팅을 비교한 문헌 검토에서도 오픈 피팅은 폐쇄감을 줄이고 자기 목소리 인식과 음질, 방향감에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방향성 마이크·소음 감소·피드백 전 이득 확보 측면에서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출처] : Winkler et al., Open Versus Closed Hearing-Aid Fittings: A Literature Review, Trends in Hearing, 2016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765810/ 따라서 무조건 귀를 덜 막는 방식이 정답은 아닙니다. 울림을 줄이는 것과 말소리 증폭을 확보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4. 저주파 소리가 과하면 목소리가 더 먹먹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내 목소리 울림은 피팅값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저주파 영역이 과하게 증폭되거나, 사용자의 청력 상태에 비해 낮은 소리가 많이 들어오면 본인 목소리가 두껍고 먹먹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웅웅거린다”, “둔탁하다”, “머리 안에서 울린다”는 표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이런 경우를 보면, 사용자가 처음에는 “소리를 줄여주세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전체 볼륨만 줄이면 말소리까지 작아질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전체 음량을 무작정 낮추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파수대에서 불편한지 확인하고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청기 피팅은 한 번에 끝나기 어렵습니다. 처음 착용 후 실제 생활에서 어떤 소리가 불편했는지 기록하고, 다시 센터에서 조정해야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미지
5. 귀지나 착용 깊이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내 목소리가 갑자기 더 울리거나 먹먹해졌다면 귀지 상태도 확인해야 합니다. 귀지가 많으면 보청기 소리뿐 아니라 귀 안의 압박감, 먹먹함, 울림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 보청기 필터나 리시버 부분이 귀지로 막히면 소리가 작아지거나 왜곡되어 들릴 수 있습니다. 착용 깊이도 중요합니다. 보청기가 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거나, 돔이 헐겁거나, 이어몰드가 귀에 맞지 않으면 소리가 새거나 반대로 답답한 느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초보 착용자는 매번 같은 깊이로 착용하지 못해 날마다 소리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억지로 깊게 밀어 넣거나 날카로운 도구로 귀지를 제거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귀 통증, 분비물,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 어지럼, 이명 악화가 있다면 보청기 조정보다 먼저 이비인후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6. “며칠 참으면 된다”와 “조정이 필요하다”는 다릅니다보청기 착용 초기에는 어느 정도 어색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작게 듣던 소리가 다시 들어오면 냉장고 소리, 물소리, 종이 소리, 발소리, 본인 목소리까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하루 종일 착용하기보다 전문가 안내에 따라 착용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불편을 적응 문제로 넘기면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재피팅이나 착용 상태 점검이 필요합니다. 말할 때마다 귀 안이 심하게 울린다. 내 목소리 때문에 대화하기 싫다. 씹는 소리, 발소리, 턱 움직임이 너무 크게 들린다. 보청기를 꺼도 귀가 계속 먹먹하다. 한쪽만 유난히 울린다. 통증이나 압박감이 함께 있다. 며칠 착용해도 불편이 전혀 줄지 않는다. 보청기는 불편을 참고 쓰는 기기가 아닙니다. 불편의 원인을 찾고 조정하면서 맞춰가는 기기입니다. 이미지
7. 해결 방법 1: 돔·이어팁·벤트를 점검합니다내 목소리 울림이 강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귀를 막는 구조입니다. 오픈돔, 더블돔, 파워돔, 맞춤 이어몰드 등은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귀를 덜 막으면 울림이 줄어들 수 있지만, 소리가 새서 피드백이 생기거나 필요한 증폭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귀를 단단히 막으면 출력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울림이나 답답함이 커질 수 있습니다. 벤트, 즉 공기 통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환기 구조가 폐쇄감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벤트가 전통적인 벤트보다 폐쇄 효과를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출처] : Kiessling et al., Occlusion effect of earmolds with different venting systems,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Audiology, 2005 https://pubmed.ncbi.nlm.nih.gov/16050334/ 다만 벤트를 넓힌다고 무조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난청 정도와 필요한 출력, 피드백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8. 해결 방법 2: 피팅값을 세밀하게 조정합니다두 번째는 피팅 조정입니다. 내 목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보청기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주파 영역 조정, 압축 설정, 적응 단계 조절, 폐쇄감 관련 피팅 옵션, 마이크·리시버 설정 등을 통해 불편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담받을 때는 단순히 “울려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지, 먹먹한지, 날카로운지 말할 때만 그런지, 가만히 있어도 그런지 씹을 때나 걸을 때도 울리는지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 쪽이 더 심한지 보청기를 켰을 때만 그런지, 꺼도 그런지 어떤 장소에서 더 심한지 이렇게 말하면 전문가가 원인을 더 좁혀볼 수 있습니다. 보청기 피팅은 사용자의 실제 표현이 중요합니다. 생활 속 불편 기록이 정확할수록 조정도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9. 해결 방법 3: 착용 연습과 적응 기간을 갖습니다피팅을 조정해도 처음부터 완전히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처음 보청기를 착용하는 분은 자신의 목소리뿐 아니라 주변 소리 전체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때 조용한 집에서 짧게 착용하고, 가족과 대화해보고, TV를 들어보고, 이후 카페나 마트처럼 조금 더 복잡한 환경으로 넓혀가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불편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괜찮은데 식당에서 울림이 심했다.” “말할 때보다 씹을 때 더 거슬렸다.” “오른쪽만 답답했다.” “오전보다 오후에 더 불편했다.” 이런 기록은 재피팅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보청기는 한 번 맞추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조정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기기입니다. 이미지
10. 해결 방법 4: 제품 형태를 다시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조정과 적응을 거쳐도 울림이 계속 심하다면 제품 형태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형 때문에 초소형 귓속형을 선택했지만, 본인 목소리 울림과 답답함이 너무 커서 귀걸이형 오픈 피팅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오픈형이 편하긴 하지만 필요한 출력이 부족하거나 피드백이 심해 맞춤 몰드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처음 선택이 틀렸다”가 아니라 “내 귀와 생활에 맞는 방향을 다시 찾는 과정”으로 보는 것입니다. 보청기 선택에서 디자인, 출력, 착용감, 울림, 피드백, 관리 편의성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장점만 보고 선택하면 다른 불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 전에는 외형뿐 아니라 착용감과 조정 가능성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11. 결론: 내 목소리 울림은 해결 가능한 불편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보청기를 끼고 내 목소리가 울리는 것은 흔히 겪을 수 있는 불편입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귀가 막히면서 생기는 폐쇄 효과일 수도 있고, 처음 듣는 본인 목소리가 낯설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보청기 형태, 돔과 몰드, 벤트 구조, 저주파 피팅, 귀지, 착용 깊이, 적응 기간이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불편을 참거나 보청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원인을 나눠보고, 조정 가능한 부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올드히어로는 보청기 착용 후 내 목소리가 울리는 분들에게 다음 순서를 권합니다. 첫째, 통증이나 귀 질환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이비인후과를 먼저 확인합니다. 둘째, 보청기 착용 상태와 귀지·필터·돔 상태를 점검합니다. 셋째, 어떤 상황에서 내 목소리가 울리는지 기록합니다. 넷째, 센터에서 돔·벤트·피팅값을 조정받습니다. 다섯째, 그래도 불편이 지속되면 보청기 형태나 착용 방식을 다시 검토합니다. 좋은 보청기는 처음부터 아무 불편이 없는 제품이라기보다, 내 귀에 맞게 조정되고 생활 속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되는 제품입니다. 내 목소리가 울린다고 해서 바로 실패한 보청기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그 불편을 정확히 말하고, 확인하고, 조정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 이성중 전문가 - 대한 이비인후과학회 청각사 - 現 보청기전문센터그룹 직영점 원장 - 現 보청기전문센터그룹 내 센터장 교육과정 이수 - 前 리사운드 보청기 광주점 원장 - 前 리사운드 보청기 병원사업부 부장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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