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비싸다고 나에게 맞을까…구입 전 꼭 따져봐야 할 것은
뷰어스 · 2026.09.18
보청기는 가격이나 브랜드만 비교해 구입하기보다 청력 상태와 생활환경, 피팅 방식, 사후관리 조건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사용자의 난청 정도와 보청기 조절 상태에 따라 실제 착용 효과와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정확한 청력 상태다.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주파수별 청력 손실 정도를 파악하고, 어음검사로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게 알아듣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검사 결과는 보청기의 출력과 형태, 한쪽 또는 양쪽 착용 여부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된다.
난청의 원인에 대한 의학적 확인도 중요하다. 귀지가 외이도를 막고 있거나 중이염 등 치료할 수 있는 질환 때문에 청력이 저하됐다면 보청기 착용보다 원인 질환의 치료가 우선될 수 있다.
특히 갑자기 청력이 떨어진 경우나 양쪽 귀의 청력 차이가 큰 경우, 귀 통증이나 분비물, 심한 이명·어지럼증 등이 동반될 때는 보청기를 구입하기에 앞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환경 따라 필요한 보청기도 달라
보청기를 주로 사용하는 환경도 제품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다. 조용한 집에서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과 회의실이나 식당, 대중교통 등 주변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대화를 자주 해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기능은 다를 수 있다.
전화 통화나 영상 시청을 많이 하는지, 안경이나 마스크를 함께 착용하는지 등도 고려할 요소다. 스마트폰과의 무선 연결 기능이 필요한지, 배터리 교체형과 충전형 가운데 어느 방식이 편리한지도 사용자의 생활습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손가락 움직임이 불편한 고령자의 경우 작은 배터리나 조작 버튼을 다루기 쉬운지도 실제 사용 편의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격이 비싸다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보청기인 것도 아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청각·의사소통장애연구소(NIDCD)는 보청기 선택 시 가격뿐 아니라 개인에게 필요한 기능과 생활방식,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소음 감소와 방향성 마이크, 무선 연결 등 다양한 기능 가운데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활용할 것인지를 따져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만큼 중요한 ‘피팅’
전문가들은 보청기의 성능 못지않게 피팅(fitting)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보청기는 청력검사 결과를 기기에 입력하는 것으로 조절이 끝나는 제품이 아니다. 같은 난청 정도라도 귀의 형태나 소리에 대한 민감도, 주로 생활하는 환경 등에 따라 적절한 설정이 달라질 수 있다.
착용 후에는 말소리가 명확하게 들리는지, 특정 소리가 지나치게 크거나 불편하지 않은지 등을 평가하고 필요하면 다시 조절해야 한다. 실이측정(REM·Real Ear Measurement) 등을 활용하면 실제 사용자의 귀 안에서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 소리가 목표한 수준으로 증폭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한 뒤 일정한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처음에는 낯설게 들리던 주변 소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질 수 있고 생활환경에서 발견되는 불편함을 반영해 여러 차례 피팅을 조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구입 시점의 한 차례 조절보다 착용 이후 지속적인 피팅과 관리가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표보다 ‘총비용·사후관리’ 따져봐야
구입가격에 어떤 서비스가 포함돼 있는지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보증기간과 무상수리 범위는 물론 정기점검과 청소, 소모품 교체 비용, 피팅 횟수와 추가 조정 비용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제품을 수리하는 동안 대여용 보청기를 제공하는지, 분실이나 파손에 대한 보상제도가 있는지도 판매처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보청기 구매 과정에서 제품 가격뿐 아니라 보증 범위와 체험·적응 기간, 반환 조건과 환불되지 않는 비용 등을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체험이나 환불 조건은 구두 설명에 의존하기보다 계약서나 별도 서류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체험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 반환 가능한 조건과 공제 비용, 개인의 귀에 맞춰 제작하는 맞춤형 제품의 환불 여부 등이 판매처마다 다를 수 있어서다.
결국 보청기는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끝나는 일반 전자제품과 달리 청력검사→제품 선택→피팅→적응→재조정→사후관리가 연속적으로 이뤄지는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올드히어로 권오진 대표는 “보청기를 구입하기 전에는 제품명과 할인율보다 청력검사 결과에 맞는지, 어떤 방식으로 피팅과 성능 확인을 하는지, 사후관리와 환불 조건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이러한 항목을 계약서나 견적서로 확인해야 구입 후 예상하지 못한 비용과 관리 공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